다시마 빠지면 섭섭한 ‘너구리’…농심, 매년 완도서 구매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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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6-0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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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말~7월말 경매 나서…해마다 400t 공수해 해물우동맛 구현


농심 구매팀 관계자가 지난 5월 30일 전남 완도에서 다시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농심 제공]


“연중 가장 바쁜 일 가운데 하나가 여름철 치르는 완도 다시마 구매 전쟁이다.”

농심 구매팀이 올해도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효자 상품인 ‘너구리’에 들어갈 다시마를 공수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30일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열린 올해 첫 다시마 위판(경매)에 참석해 햇다시마 구매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이 회사는 해마다 약 400t의 완도 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5월 말부터 7월까지 매일 경매에 나선다. 너구리를 처음 선보인 1982년부터 올해까지 37년 농심의 다시마 누적 구매량은 약 1만5000t에 달한다. 이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완도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37년째 농심에 다시마를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 신상석 대표는 “너구리 덕분에 이곳 완도에서 다시마 큰손이라 불린다. 너구리의 인기비결이 다시마 자체에 있는 만큼, 비싸더라도 최상품의 다시마를 선별해 사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너구리 다시마의 고향인 완도군 금일도는 국내 다시마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일조량과 바람 등 다시마 양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금일도에서는 5월 말부터 7월까지 3000t 내외의 다시마가 생산된다. 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60~70%다.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올해도 품질 좋은 다시마를 3000t 이상 생산,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다시마 작황은 기후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데, 농심의 꾸준한 다시마 구매는 완도 어민들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1982년 너구리를 개발할 당시, 차별화된 해물우동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완도 다시마를 선택했다. 별도 가공 없이 그대로 들어가는 완도 다시마는 너구리의 상징으로 꼽힌다. 너구리는 오동통한 면발과 얼큰한 우동 국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너구리 라면에 들어있는 다시마는 완도 해역에서 채취해 자연 건조한, 인공적인 첨가물 없는 원물 그대로의 다시마다. 완도 어민들도 비싸고 맛있는 금일 다시마라 버릴 이유가 없고, 오히려 안 먹으면 손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농심이 13~40세 남녀 362명을 대상으로 너구리에 들어있는 다시마 식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63.3%는 다시마를 '잘 먹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나머지는 국물만 내고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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