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4일 제주에서 싱클레어, 하만사와 손잡고 달리는 차량 안에서 세계 최초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에 성공했다. 시연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도 참석했다.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 영상, 소리에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으며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전 세계 통신·자동차·미디어 업계는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면 TV,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 Vehicle Infotainment)’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IVI 시장 규모를 2700억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연행사에서 5G통신망과 고속 이동수신 환경에 최적화된 ATSC3.0 방송망을 하만사의 인포테인먼트와 최초로 연동해 한층 진화한 양방향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선 차량 내부의 스크린에서 기존 DMB 화질(HD)보다 4배 선명한 풀HD 화질의 실시간 방송을 중계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차량 내 3개의 좌석 앞에 각각 설치된 스크린에서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다가 서로 다른 광고가 나오는 모습을 시연했다. 5G망이 각 좌석의 기기 IP(현재는 로그인 기반)를 인식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원리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맵 정보가 무선으로 업데이트 되는 모습도 공개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ATSC3.0 방송망을 통해 맛집 추천정보, 교통정보(신설도로, 장애물 등)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또 앞으로는 스포츠 중계를 시청자 입맛대로 여러 앵글로 골라보는 멀티뷰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은 싱클레어와 5G 핵심 기술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과 ‘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처리(NBMP)’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향후 이 기술들이 적용되면 초저지연 AR, VR 영상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싱클레어 합작회사는 이번 시연 성공으로 미국 ATSC3.0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선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타 방송사의 사업 의향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미국 내 모든 1000여개 방송국이 향후 10년간 ATSC3.0으로 모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올해부터 싱클레어의 방송국에 솔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강소기업들의 수출 기회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번처럼 과기정통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파진흥협회, 제주테크노파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제주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ATSC3.0 기반 미래 융합 방송서비스 개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시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차량 내 미디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5G 미디어 기술로 미국 차세대 방송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는 “이동성이 강화된 5G-ATSC3.0 기반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미국 방송사들의 사업 잠재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