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무계열 제도 10년 만에 뜯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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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6-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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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정기준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두 손질

금융당국이 10년 만에 ‘주채무계열’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자금조달 방식이 다변화하고 해외진출이 확대되는 등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크게 달라졌지만, 현 제도는 10년간 그대로 유지돼 다양한 신용위험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선된 제도는 내년 주채무계열 선정 시부터 적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 및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 방안’을 4일 발표했다.

주채무계열은 빚이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기업집단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현재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1조5745억원 이상인 30개 계열 기업군을 2019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매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 평가를 받고 미흡할 경우 자산 매각, 부실 계열사 정리 등의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의 규모에 따라 순서를 정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삼성, SK, 롯데 등 재벌 대기업이 주로 주채무계열에 속한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현재는 계열의 금융권 신용공여가 전체 금융권 신용공여의 0.075% 이상이면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다양한 신용위험까지 포함하기 위해 계열의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면서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기업신용공여의 0.075% 이상이면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선정 기준이 바뀌면 금융권 차입보다 시장성 차입이 큰 기업도 주채무계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회계 쇼크와 같은 사례가 재현되지 않도록 시장성 차입이 큰 기업을 조기에 주채무계열로 선정해 관리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주채권은행이 매년 실시하는 재무구조 평가 시에도 별도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계열사의 재무구조와 영업실적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개선한다. 평가 기준점수인 부채비율도 300% 미만 구간의 점수를 세분화한다.

평가가 미흡한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도 부채비율 감축뿐 아니라 약정 이행목표를 수립하고, 자구계획을 이행하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부진해 약정이 장기화될 경우 주채권은행이 외부실사 컨설팅, 경영진 면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이 시장에 안착될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기업그룹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제고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은행의 실물부문 자금중개 활성화, 계열의 체질 개선 및 경쟁력 제고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은행업감독규정 세칙,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주채무계열 선정 시부터 개선된 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30개 계열 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올해까지는 현행 제도 기준을 적용해 동원, 현대상선 등 2개 계열이 신규 편입됐다. 한국타이어와 장금상선, 한진중공업 등 3개 계열은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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