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달러 베팅’에 “원화가치 반등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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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9-06-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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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DB]


달러 강세에 돈을 거는 증권가 상품이 부쩍 많아졌다. 일반적인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뿐 아니라 발행어음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다만, 달러 강세를 좇기에 늦었다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달러화에 돈 걸라는 증권사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전날까지 1년 동안 나란히 약 25%를 기록했다. 반대로 코스피는 같은 기간 15%가량 내렸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달러선물)보다 2배 많은 수익을 노린다.

달러 재테크가 관심을 모으자 특판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동안 달마다 미국 달러를 적금처럼 모을 수 있는 발행어음을 얼마 전 내놓았다. 발행어음으로 모은 돈은 외화자산에 투자하고, 약정이자는 연 3.5%다.

한국·NH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도 전날 발행어음 판매에 가세했다. 이 회사가 처음 내놓은 발행어음 55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은 외화자산에 투자한다. 원화 물량 5000억원어치는 첫날 다 팔렸고, 외화 물량은 70%가량 나갔다. 발행어음은 현재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팔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하는 달러 표시 회사채(신용등급 BBB 이상)를 담는 펀드도 내놓았다. 달러 강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권 회사채 금리까지 챙기겠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역사적인 저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미국 경기·달러 동반하락"

달러화 강세를 노리는 상품은 대개 환위험을 헤지하지 않는다. 즉, 원화약세 국면에서 유리하지만, 거꾸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손실을 낼 수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0.7원 오른 1182.8원을 기록했다. 원화가치는 연초보다 6% 넘게 평가절하돼 있다. 그래도 환율은 연고점인 1196.5원(5월 22일)에 비해 1.15%(13.7원) 떨어졌다. 원화가치가 10거래일도 안 돼 1% 넘게 되오른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지표가 둔화할 조짐이라 달러화 강세도 주춤해질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내릴 거라는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1로 2016년 10월 이래 가장 낮았다. 원화가치 반등을 염두에 둔 역발상 투자를 고민하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가 의미 있게 약해지려면 1300원까지 가야 한다"며 "이런 일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원화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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