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앤디 창 전 홍콩 경무처장을 추천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총재였던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공안부 부부장을 부패 혐의로 억류한 이후 첫 주요 국제기구 수장 자리를 점하기 위한 시도라고 SCMP는 보도했다.
유리 페도토프 현 UNODC 사무총장 임기가 몇 달 안남은 상황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협의해 후임자를 결정하게 된다. 앤디 창은 UNDOC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파나마·콜롬비아 후보와 겨루게 된다.
올해 61세인 앤디 창은 지난 2014년 홍콩 '우산혁명' 당시 홍콩 경무처장을 지내며 현지 경찰인력을 총지휘한 인물이다. 우산혁명은 홍콩 행정작관 직선제를 요구한 시위다. 최대 20만명이 참여한 시위에서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를 막기 위해 시위대가 우산을 펼치면서 '우산혁명'이라 불렸다. 앤디 창은 당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그는 중국 국가마약금지위원회 부주임 신분으로 자국 대표단을 이끌고 UNODC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문하기도 했다. 유엔범죄예방 및 형사사법위원회 28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러시아·영국·호주·일본·한국·태국·남아프리카공화국·파키스탄·나이지리아·케냐의 대표들과도 양자회담을 가졌다고 중국 국가마약금지위원회는 앞서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가 과거 홍콩 경무국장 재직 시절 범죄조직을 소탕했던 경험이 UNODC 사무총장직을 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의 발탁은 국제사회, 특히 서방국의 지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SCMP는 전했다. 과거 홍콩 시위를 강경진압한 전례가 있는데다가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중국 위협론'이 대두된 상황에서 그가 UNODC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UNODC는 전 세계 마약 밀매, 마약 남용, 범죄 예방, 범죄 사법, 국제 테러·정치 부패척결 등의 임무를 맡은 유엔 산하 기구다. 예산은 약 7억 달러로, 전 세계 23개 사무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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