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본은 지난 5일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전국우정노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조,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안전보건 관리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우정사업본부 내 사망자는 △2013년 37명 △2014년 38명 △2015년 35명 △2016년 38명 △2017년 39명 △2018년 44명 △2019년 상반기 17명 등 지난 7년 동안 총 2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기준 장기병가 중인 집배원은 139명에 달한다.
우본은 과로사 문제를 인지한 후 노동조건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본의 올해 들어 주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1인당 7.4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어들었다. 12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인원도 올해 누계치는 주평균 2448명으로 전년 대비 55.7% 감소했다.
박육규 우정노조 사업대책국장도 "수치나 통계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과 거리가 있다"며 "예산에 맞게 초과근무를 하라는 것은 옷을 구입하고 몸을 옷에 맞추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노동시간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일부 지역에서 다양하게 테스트하고 있다"며 "별도 인증이 없더라고 추가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방식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인당 노동시간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력 충원이다. 이미 우본 노사는 지난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안에 합의하고 2020년까지 집배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우본은 올해 1000명을 증원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에 대한 여론의 반발에 부딪쳐 예산 확보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소포를 담당할 위탁 형식의 인원을 추가해 집배원들의 업무량을 감축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증가했다.
우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인력 증원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강 본부장은 "우본은 2011년 이후로 적자를 기록 중인데 매년 500~600억 수준이던 적자가 올해는 25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력을 충원하기가 쉽지 않아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본은 종사원들의 산업안전보건을 관리하는 데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은 사망건수가 줄지 않는 문제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지난 7년 동안 우본 내의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63명에 달한다.
윤진하 연세대 교수는 뇌심혈관계 질환 관리 방안과 관련해 "우정사업 종사원들은 뇌심혈관계 질환이 높은 편"이라며 "장시간 근로와 야외근로에 대한 안전보건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산업안전보건 종합계획을 마련하며 물류센터 등의 안전보건 실태점검도 추진한다. 지난 5월에는 산업안전보건전문가를 채용하기도 했다. 다만 소수의 인원이 3만6000여명에 달하는 우본 인력의 산업안전보건을 관리하기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본부 차원에서는 산업안전관리 담당관을 신설하고 각 지방청과 현장에서도 전문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인력이 확보되면 70명의 인력이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전담 이행하게 된다.
강성주 본부장은 "뇌심혈관, 감정노동, 안전관리 분야의 사고 감축을 위해 오늘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보완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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