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크라이슬러, 르노에 합병 제안 전격 ‘철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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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6-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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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A "성공적 합병 이루기엔 프랑스 정치상황 부적합"

  • 외신, "日닛산 합병 의문 제기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

세계 3위 자동차업체의 탄생을 예고했던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과 프랑스 르노의 합병이 전격 무산됐다.

FCA는 5일(현지시간) 열린 르노 이사회에서 합병 투표가 1주일 이상 연기되자 르노와의 합병계획을 철회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30억 유로(약 44조원) 규모의 거대 자동차그룹이 새로 탄생될 것이란 전망은 물거품이 됐다.

외신들은 르노의 제휴사인 일본 닛산 자동차가 통합에 찬성하지 않은 것이 FCA가 합병계획을 물리는 데 주요한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밤 6시간 동안 지속된 르노 이사회 회의에서 르노의 최대 주주로 참여한 프랑스 정부는 통합 승인의 첫째 조건으로 르노와 닛산의 제휴 틀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르노와 FCA의 합병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는 닛산과 르노의 오랜 동맹 구조에 큰 변화를 부르는 것으로, 양사 관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닛산 측은 이날 르노 이사회의 합병 투표에 기권의사를 밝히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프랑스 정부 및 르노 자동차 노조의 강경한 입장도 합병 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번 합병안과 관련해 르노 노조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 이번 합병이 르노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FCA만 구제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프랑스 정부도 공장 내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BFM 방송에 나와 "시간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자"며 서둘러 합병에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FCA와 르노의 합병이 성사되면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에 이어 연간 생산대수 870만대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FCA는 지난달 27일 르노에 지분을 절반씩 소유하는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을 제안했다.

FCA 측은 “합병 철회가 공식화됐지만 제안이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통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정치적 환경은 지금 프랑스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독자적인 전략 실행을 바탕으로 책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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