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6일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한 핀테크 기업의 성장 경로가 아직 부족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은 M&A와 투자유치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벤처캐피탈, 사모투자(PE), M&A 등으로 핀테크에 투자된 금액은 2016년 70조원에서 지난해 123조원으로 늘었다. 미국과 유럽에선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거래규모가 1조원을 넘는 '메가딜'도 성사되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핀테크 기업 투자가 주로 벤처캐피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 4년간 96건의 핀테크 기업 투자 중 M&A는 9건에 불과했다. M&A는 주로 성장단계 기업들에 대한 메가딜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시장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은 간편결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1곳뿐이다.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은 39개다.
금감원은 "'오픈뱅킹'이 본격 적용되면 은행 등 금융회사는 핀테크 기업과 협력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독자 생존을 추구하는 핀테크 기업은 고객충성도가 높은 '빅테크' 기업과의 심화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빅테크 기업인데, 신생 핀테크 기업이 독자적으로 이들 기업과 경쟁하기보다 은행 등과 손잡고 경쟁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모험자본의 핀테크 투자 활성화 정책을 병행하면서 스케일업 펀드규모를 확대하는 등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핀테크, 빅테크, 금융회사 간 경쟁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비대면 거래나 금융 플랫폼 사업 확대 등에 대응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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