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대표·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고위 당정청 인사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고위당정협의회에서 자유한국당의 조속한 국회복귀와 추경안 처리 협조를 촉구했다. 최고위원들까지 포함된 '확대' 고위당정협의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는 “‘국회를 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제처럼 돼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대한민국 말고 또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한다”며 “(추경이) 심의조차 안 되는 것은 무엇을 위한 정치냐,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와 추경 처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추경안이 제출된 지 47일이 흘렀고 국회법에 명시된 6월 국회가 열리지 못한 상태로 6월의 3분의 1이 지났다”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대통령 회동을 무산시키고 초월회도 불참하면서 무슨 명목으로 민생을 말하고 거리투쟁에 나서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는 ‘지금은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재논의해야 한다’는 경직되고 꽉 막힌 입장만을 반복했다”며 “국회 정상화에 과도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황교안 가이드라인’의 철회를 거듭 요청한다”고 했다.
김 실장 또한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심상치 않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대외여건이 악화되는 느낌이다”라며 “제출된 추경안에는 수출 지원을 위한 예산 3000여억원이 포함돼 있다. 세계경기 둔화 대처에는 여야, 노사, 정부·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반면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초월회,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등에 불참했다. 물밑에서 국회 정상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및 사개특위 연장 등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개특위 전체회의에 참여한 윤한홍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사개특위를 구성할 때 특위 의사일정은 합의해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다수의 힘에 의해 이런 합의정신이 일방적으로 무시됐다”고 비판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바른미래당도 참석하지 않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저희 당이 국회를 나와서 힘든 떠돌이 정치를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게 누구인가”라며 정부와 여당을 겨냥했다. 그는 추경에 대해서도 “경제를 잘 운영을 해 추경안이 필요하지 않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며 “필요하면 추경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추경에는 엄격한 요건이 있다”고 했다.
6월 국회 단독소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민주당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단독으로 소집할 경우 한국당을 압박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추경 및 민생법안 처리 등에 있어서 한국당의 협조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동의를 안 받고 국회를 열면 개문발차인데 그러면 추경 처리는 요원해진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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