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10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중동 지역의 기독교인들을 돕는 자선단체 연합회의 회원들을 접견하고 "이라크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이라크는 내년에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방문을 희망한다는 교황의 이날 발언은 미리 조율되지 않고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이라크는 지역 패권 세력 간의 끊임없는 충돌로 초래된 긴장 상태로 되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이라크를 찾은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당시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아직 그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며 테러리즘이 아직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라크 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에 이라크를 방문하면 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이슬람 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라크 땅에 발을 딛게 되는 것이다.
앞서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아브라함의 탄생지로 여겨지는 이라크 우르를 방문하고자 했으나, 후세인 정권과의 협상이 결렬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서로 다른 종교 간 화해를 역대 어느 교황보다 강조해 왔다.
그는 재임 후 2014년 터키, 2016년 아제르바이잔, 2017년 이집트,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 지난 3월 모로코를 방문하는 등 이슬람 신자가 주류를 이루는 나라를 꾸준히 방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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