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접속을 차단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30주년과 미·중 무역전쟁 등 민감한 사안이 겹친 시점인 만큼 인터넷 통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1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모바일과 PC를 통한 네이버 접속이 차단됐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접속을 차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뉴스·쇼핑·날씨·지식백과 등 모든 콘텐츠 접속이 막혔다.
여전히 네이버 접속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업계에서는 대문 격인 'http' 프로토콜은 닫혔고 암호화된 'https' 프로토콜 중 일부가 열리는 정도라고 설명한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또 다른 포털 사이트인 다음 접속도 차단됐다. 한국 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최대 통로 두 곳을 모두 막은 것이다.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접속할 수 있지만, 최근 중국 당국은 VPN 서비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 사이트만 막은 것은 아니다.
이달 초부터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NBC 방송 등 서구 언론 사이트 접속도 막혔다. 4월에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 접속도 차단됐다.
이에 대해 톈안먼 30주년을 맞아 중국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자국 내에 유통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디언 측은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자사의 웹사이트에 대한 중국 내 접속이 차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도 인터넷 통제 강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인터넷 개방을 요구했지만 중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여론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집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빌미로 인터넷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자 화들짝 놀라 빗장을 추가로 걸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