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자동차 리콜제도...리콜 명령 거부 회사 처벌해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해원 기자
입력 2019-06-12 15: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자동차리콜법, 제도 개선 토론회'서 각계 전문가 모호한 규정 수정 요구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동차 리콜제도와 관련된 모호한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행 리콜제도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제작사가 "안전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경우 소비자가 위험에 방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회사가 강제리콜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자동차리콜법,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허술한 자동차리콜법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토론회에는 김윤제 성균관대 교수, 류병운 홍익대 교수, 박수헌 숙명여대 교수, 박상훈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 윤진환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과장, 김을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나온 리콜제도 개선안은 △제작사 책임 강화를 위한 리콜 요건 구체화 △강제리콜 거부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마련 △자발적리콜 및 강제시정 명령의 처벌규정 형평성 조정 등 크게 3가지다.

현재 자동차 관리법상 리콜은 '자동차 또는 자동차부품이 자동차안전기준 또는 부품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류병운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리콜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는 모호한 규정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제작사, 소비자, 관련부처간 리콜 필요성 판단에 있어 심각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류 교수는 "리콜 요건이 불명확한데도 불구하고 불이행 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은 입법과정상 실수로 의심된다"며 "법체계 정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제작사가 강제적으로 리콜을 시행하지 않아도 처벌규정이 전무한 점도 지적됐다. 류 교수는 "제작사의 리콜 불이행에 따른 처벌규정이 자발적 리콜에는 있는 반면, 정부가 내린 강제적 리콜에는 없다"면서 "이는 법체계의 정합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강제리콜 거부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자발적리콜 미이행은 형평성에 맞춰 과징금 부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등 해외 국가에서는 리콜 관련 위법 사항은 과징금 부과로 통일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에 맞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상훈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자발적리콜의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 위반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모호한 리콜 요건에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는 현 규정으로는 소비자를 보호할 수 없으며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김을겸 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무엇보다 국가기관 역할이 중요하다"며 "미국이나 독일이 일정기간 이상 모니터링이 필요한 사안에 제작사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리콜여부를 판단·권고하는 것처럼 늑장 리콜시비를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 =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