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인 펄어비스대표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게임축제 E3 내 자체 행사로 검은사막 플레이스테이션(PS) 4 버전을 발표했다. 지난해 엑스박스 원 버전 발표 후 1년 만이다. 지난달 9일 엑스박스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로 출시된 검은사막은 4일만에 인기순위 5위에 올랐다. 3월 북미와 유럽에 발매된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은 50만장이 팔렸다.
이날 펄어비스의 발표로 검은사막은 PC에서 모바일, 양대 콘솔 모두 즐기는 ‘세계인의 게임’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난 2월 일본에서 출시된 모바일 버전은 사전 예약자 170만명을 기록했다. 예약자 100만명은 현지에서 이례적으로 꼽힌다. 출시 직후에는 양대 마켓 순위 1위로 출발해 10위권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판은 올 4분기 북미와 유럽 진출이 목표다.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도 성공 요인으로 평가된다. 펄어비스는 지난 8일 간담회 ‘하이델 연회’에서 검은사막 새 직업 ‘샤이’를 처음 공개하고 거대한 바다를 정복하는 ‘대양’ 콘텐츠 개편 등 업데이트 방향도 발표했다. 개발자들이 사용자들과 인사하며 게임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기도 했다.
자체엔진으로 한계에 도전한 그래픽과 스토리, 사용자 친화 정책은 높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펄어비스 1분기 매출은 1308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검은사막 IP(지적재산권) 누적매출은 4월 기준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돌파했다.
정경인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시절부터 게임부문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2015년부터 펄어비스 사외이사직을 겸임했다. 이듬해 대표직에 오른 그는 경영전문성과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바일에 기대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관망하는 국내 분위기에서도 벗어난 모습이다.
이날 PS 4 버전 발표 직후 검은사막이 구글과 MS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펄어비스 측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의중이지만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펄어비스는 지난달 차세대 엔진으로 구현된 스크린샷 2종을 공개했다. 당시 회사는 클라우드 환경과 게임 스트리밍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 이름과 달리 오아시스가 된 검은사막은 자체기술로 쌓은 명성과 빠른 의사결정, 정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정 대표가 취임 당시 밝힌 검은사막의 중화권 진출은 숙제로 남았다. 중국 판호 확보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더불어 향후 검은사막의 양 날개이자 정 대표의 주요 업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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