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노르웨이가 평화를 향해 지치지 않고 걸어온 것처럼, 우리 역시 평화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왕궁에서 하랄 5세 국왕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1814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마지막 전투를 기념해 세워진 노르웨이의 모로쿠리엔 공원에 '두 형제 나라에서 더는 전쟁이 불가능하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들었다. 남북 정상도 판문점선언에서 '한반도에서 더는 전쟁을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여정을 지지해준 노르웨이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와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 중 노르웨이 상선인 '빌잔호'와 '벨로시안호'가 흥남철수작전에 참여했다"며 "피난민 중 나의 부모님도 계셨다. 노르웨이가 전해 준 인류애가 제 삶에 스며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 도와준 노르웨이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를 전한다"며 "이제 한국은 전쟁의 참화를 딛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작은 시냇물이 모여 큰 강이 된다'는 노르웨이 속담처럼 저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교류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코올(노르웨이어로 '건배')"을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이에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은 만찬사에서 "한국과 노르웨이는 한국전쟁 이후 평화를 위한 갈망을 바탕으로 협력해왔다"며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1번째의 경제 대국으로 변모했다.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화답했다.
특히 "양국 모두 발효음식을 좋아한다. 한국에 김치가 있다면 노르웨이에 '라크피스크'가 있다", "케이팝 때문인지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노르웨이 학생이 많다. BTS(방탄소년단)가 언제 노르웨이에서 공연할지 입을 모아 묻는다" 등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냈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만찬에서 관례에 따라 각각 턱시도와 한복을 입었다.
만찬에 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음악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는 한국과 노르웨이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케이팝 공연으로, 가수 몬스타엑스와 장재인 등이 출연했다. 더불어 행사 기획에 참여한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도 공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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