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언급한지 220일만에…'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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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6-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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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상하이 루자쭈이 포럼에서 공식 출범

  • 미중 무역전쟁 속 하이테크 기업 육성 위해 커촹반 추진 '일사천리'

  • 주식등록제, 차등의결권 허용, 적자기업 상장 등 획기적 조치 마련

  • 거래는 추후 이뤄질듯…한달내 기업 20곳 이상 상장 예상

중국의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이 13일 공식 출범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커촹반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지 220일 만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패권 전쟁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커촹반 출범을 서두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커촹반 출범식은 이날 중국 상하이 푸둥에서 열린 루자쭈이 금융포럼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류허(劉鶴) 부총리, 리창(李强) 상하이 당서기,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 등이 참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커촹반 개장은 중국 자본시장 선진화, 금융시장 개방 심화, 과학혁신 심화에 있어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이만 주석은 “하이테크 기업들의 핵심기술 개발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자본시장 개혁의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받는 커촹반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처음 언급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설치될 하이테크 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그래서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린다. 과학혁신판의 영문명(Sci-Tech innovAtion boaRd) 각 단어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STAR'로 명명됐다.

중국은 그동안 커촹반 출범을 일사천리로 추진해 왔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조치를 내리는 등 중국 하이테크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확산될 우려가 커지면서다. 

겉으로는 국가 안보 위협을 제재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의 '기술굴기'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핵심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중국 기업을 차단해 중국의 기술강국 도약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글로벌 기술 공급체인에서 ‘격리’될 위험도 커진 것이다.

이에 맞서 시진핑 지도부는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자국의 핵심기술 개발과 혁신에 주력해 왔다. 특히 미래 경제 성장동력인 혁신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만큼 커촹반을 만들어 미래 혁신 기업들의 자금 조달 채널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커촹반을 “미·중 무역전쟁에 맞서는 중국의 새로운 방패”라고 표현한 이유다.

그래서 커촹반에서는 기존 주식시장과 차별화된 획기적인 조치도 마련됐다. 하이테크 기업들이 증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지 않고 필요한 서류만 제출해 검증 받으면 등록 절차를 거쳐 상장하는 주식등록제가 시행되는 게 대표적이다. 기업 상장문턱도 대폭 낮춰 하이테크 기업이면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기업 경영진에 실제 보유 지분율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차등의결권도 허용한다.

이날 커촹반이 공식 출범하긴 했지만 언제부터 기업들의 주식 거래가 이뤄질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달 안에 20개 이상의 기업이 먼저 커촹반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승인을 얻은 기업은 반도체 관련 부자재 기업 상하이 안지(安集)과기와 제약 벤처기업 선전웨이신(深圳微芯)바이오, 쑤저우 로봇 제조업체 톈준(天準)과기 등 모두 6곳이다.
 

13일 중국 상하이 루자쭈이 포럼에서 커촹반 출범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후이만 증감회 주석, 류허 부총리, 리창 상하이당서기, 잉융 상하이 시장.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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