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외교가에서는 미·중 강대국이 정면 충돌하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국가를 방문한 것은 현재 우리의 외교 상황이나 국력에 걸맞은 외교적 판단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중에 모든 걸 올인해야 한다는 현실적·역사적인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제는 그런 외교 지평을 뛰어넘을 때가 됐다. 국력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얘기"라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순방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세계 10위 수준의 하드파워를 갖고 있는 나라로, 작은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중견국을 넘어선 강대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국가들과도 동맹까진 아니더라도 연합을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외교부 입장에서는 정상이 모든 나라를 다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엄선해서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며 "한국 대통령을 극진하게 모시려는 나라가 줄을 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은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으면서도 중도적 입장에서 원칙에 입각한 외교를 하는 국가로, 우리에게 가장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 국가가 북한과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고 부담 없이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설치하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북한 내 이익대표국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북한과 깊은 신뢰 관계를 쌓고 있다.
김 교수는 "소신있는 외교적 원칙과 노선을 가지고 있어서 배울 점이 굉장히 많지만, 그동안 지리적인 거리 문제로 많이 주목받지는 못했다"면서 "같은 여건과 유사한 경험을 겪은 비강대국이 모여 집단의 목소리를 내고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훌륭한 공공외교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정부가 4강 외교를 벗어난 외교 다변화로 다른 국가 순방을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변국이자 외교적인 일본은 1970년대부터 전 세계를 누비며 외교적 역량을 쌓아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현재 이란을 방문 중이며, 12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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