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영향 등으로 지난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증가세가 유지된 데 반해 미국은 10% 가까이 감소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13일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투자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FDI 총액이 1조300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FDI 총액은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평균 8%대를 유지하던 FDI 증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1%대로 뚝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방침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선진국의 FDI 총액은 전년보다 27% 감소해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의 세제 개편으로 미국 국적의 글로벌 기업이 해외 자금을 본국으로 대거 송금했다"며 "이에 따라 유럽의 FDI 규모가 반토막 났고 영국도 브렉시트 영향으로 36%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FDI 유입액이 2520억 달러로 9% 넘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FDI 유입국 지위를 지켰다.
반면 중국의 FDI 유입액은 1390억 달러로 4% 증가하며 세계 2위를 유지했다. 신화통신은 UNCTAD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투자 환경이 추가 개선된 게 FDI 유입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발도상국들의 FDI 총액은 2% 증가하며, 전체 FDI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높아졌다. 사상 최대치다.
UNCTAD 보고서는 올해 글로벌 FDI가 10% 안팎 증가해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무역전쟁 등 악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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