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만해 유조선 공격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 정상의 만남은 이목을 모았다.
미국은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한 양국의 관계는 이번 오만해 유조선 사건으로 더욱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5월부터 다시 시작된 무역갈등으로 미국과 불편한 관계다. 중국은 협상의 파기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만난 시 주석과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 강화를 외치면서도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 정부가 이란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은 아시아 전체는 물론 전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선 이란과 중국의 저항이 전세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고 이란 대통령실은 밝혔다. 또 이란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면서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 주석도 이날 로하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이란과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국제적 지역적 정세 변화와 상관없이 중국은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안정적으로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중국 현지언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이 파기한 이란 핵협정 유지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란과 함께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간 협력기구내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국제관계 기본준칙과 다자주의를 보호하고 중국과 이란 등 개발도상국 모두의 이익을 지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자주의에 방점을 찍으면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한 것이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지난 2년간 미정부는 그들의 경제, 금융, 군사력을 이용 국제사회의 모든 규율과 구조를 흔들어놓았다"면서 이같은 미국의 태도는 중동과 전세계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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