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26일∼4월 8일 농업인 1371명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반납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이 9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운전경력 '30년 이상 40년 미만'인 사람은 44.8%, '4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13.9%로 집계됐다.
농경연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운전면허 취득 필요성이 높은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운전면허를 소지한 응답자 가운데 대다수인 77.1%는 '운전을 매일 한다'고 응답했고, 일주일에 4∼5번 한다는 응답자도 16.1%에 달했다.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 농업인의 거의 대부분은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에 참여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허반납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94.8%에였고, '신청하겠다'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 경기, 광주, 부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비 10만원가량을 지급하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를 시행 중이다.
면허를 계속 소지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은 운전하는 데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9.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업상 이유로 차가 꼭 필요해서'가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가 16.6%로 그 뒤를 이었다.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40∼50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돌발 상황에 대처가 느려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절반이 넘는 54.5%가 '(대처에) 변함없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이들은 올해부터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것에 대해서는 76.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11.6%에 그쳤다.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또다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 46.8%, 반대 36.0%로 격차가 줄었다.
농경연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미국·영국은 고령 운전자 안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일본은 도로교통 개선·운전면허증 반납 유도·인지기능 검사등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촌 지역은 대중교통이 빈약하고 고령화 지수가 높아 고령 운전자 관리 방안이 좀 더 세밀해야 한다"며 "나이에 따른 일률적인 운전 관리 방안보다는 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추가 인지기능 검사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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