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상습 절도범 잡고보니…13년 전 '로또 1등 당첨자'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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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재호 기자
입력 2019-06-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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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억 당첨금 8개월만에 도박 탕진…상습 절도로 10년간 교도소 '들락날락'

[사진=최재호 기자]

2006년 20대 중반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돼 19억원을 거머쥐었던 남성이 8개월 만에 돈을 모두 탕진하고 10여년간 절도범 신세로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리다가 또다시 도둑질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7일 상습절도 혐의로 A씨(39)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9월 11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부산·대구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식당과 주점의 종업원을 상대로 '단체예약 선불금을 받아오라'면서 바깥으로 내보낸 뒤 16차례에 걸쳐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가게 종업원을 상대로 동네 오락실 업주 행세를 하면서 단체 예약이 있으니 선불금을 받아오라고 속인 뒤 돈을 챙긴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택시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던 중 A씨가 택시 운전기사에게 '과거 경남에 살면서 로또 1층에 당첨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실을 확인했다.

긴가민가 그간 당첨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 끝에 CCTV에서 확인된 인상착의가 같은 용의자가 실제로 로또 1등 당첨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용의자 A씨의 행적을 찾았을 때 그는 이미 최근 다른 범행으로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 20대 중반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 19억원을 손에 쥐었다. 세금을 떼고 남은 14억원으로 아버지에게 집과 개인택시를 사주고 형에게 가게를 차려주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다.

로또 당첨 1년여 만에 A씨는 지난 2008년 금은방에 손님인 척 들어가 금목걸이를 훔치거나 적발돼 1년간 복역했고, 출소하자마자 금은방 18곳에서 또 범행하다가 10여년 동안 교도소를 들락날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제경찰서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A씨에 대해 상습절도 혐의를 추가했다. 또 훔친 금목걸이 등 귀금속 3점을 압수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20대 젊은 나이에 로또 당첨으로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는데 순식간에 돈을 탕진하고 나락으로 빠진 A씨의 행동이 안타깝다"며 "이번에 처벌받고 나오면 부디 새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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