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만 거래소에 상장된 자이언트 주가가 올 들어서 전날 종가 기준으로 78% 넘게 올랐다. 자전거가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면서 주가가 지난 4년 연속 줄곧 감소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일본 다이와 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유지)'으로 제시했다.
이는 자이언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해 신축적으로 생산기지를 운영한 덕분이라고 시장은 분석한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매기면서 이 관세율을 올해부터 25%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자이언트는 미국에서 수주한 주문물량을 중국이 아닌 대만으로 옮겨 생산하기 시작했다.
두슈전(杜绣珍) 자이언트자전거 회장은 최근 대만 타이중 본사에서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5% 관세율 부과 계획을 발표했을 때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미국발(發) 관세폭탄으로 미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자전거는 '무관세' 혜택을 받는 다른 자전거와 비교해 평균가격이 100달러(약 11만8000원) 비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이언트는 전 세계 자전거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자전거 제조업체다. 현재 대만과 네덜란드에 각각 1개, 그리고 중국 대륙에 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엔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해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도 내비친 바 있다.
자이언트의 사례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글로벌 기업의 '탈(脫)중국'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로 구글이 중국 내 생산기지를 대만과 말레이시아로 옮겼고, 일본의 게임 업체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기 ‘스위치’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길 계획이다.
애플 최대 하청공장인 대만 폭스콘도 최근 중국 내 애플 제품 생산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도 파다했다. 리우 영 폭스콘 반도체 부문 책임자가 지난주 타이베이에서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미·중 무역전쟁 속 생산을 조정할 필요가 생긴다면 애플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 게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폭스콘은 지난 17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폭스콘이 중국을 떠난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