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역세권 개발 2022년 착공 "증산2구역 중심 가격 상승" VS "말만 요란…정책 신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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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6-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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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역 일대]

1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서울 수색역세권 개발이 드디어 닻을 올렸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서울 은평구 수색 일대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복합개발을 2022년 착공 목표로 추진하는 계획을 18일 밝혔다.

DMC역은 서울지하철 6호선, 경의중앙선, 인천공항철도 등 3개 노선의 중간 역이다.  2028년 개통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강북횡단(목동~청량리) 전철 노선도 이 지역을 지나는 것으로 계획됐다. 서울의 교통 중심 축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다.

수색역세권 개발은 이 3개 철도·지하철 노선을 축으로 상암동 DMC, 수색증산 뉴타운,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 등을 연계 개발하는 곳으로 그간 주목받아 왔다.        

이날 서울시·코레일의 복합개발 청사진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한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얼어붙은 수색증산 뉴타운이 상승세의 바람을 탈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함께, 지난 수년간 역세권 개발의 닻조차 올리지 못했던 점에 비춰 "이번에도 말만 요란하다"는 의구심도 가득하다. 더군다나 상암 롯데몰,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증산1구역의 미관 문제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수두룩하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수색역세권의 사업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DMC역사를 1단계로 먼저 개발하고, 나머지 철도시설 부지를 2단계로 개발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DMC역사 1단계 먼저 개발··· 2022년 착공 예정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은 수색교~DMC역에 이르는 약 32만㎡다. 이 중 운행선(철로)을 제외한 22만㎡를 개발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재원문제를 비롯해 물리적으로 경의선 본선을 제거하는 게 어려워 철도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경의선 본선은 유지하고 수색차량기지와 서울차량기지를 이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역세권 개발은 1·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로 추진되는 DMC역 복합개발은 약 2만㎡ 부지에 중심 상업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코레일-롯데쇼핑 출자회사인 롯데DMC개발(주)에서 사전협상 신청서를 시에 제출하면 본격적인 사전협상을 추진해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한 이후 도시계획시설사업 인가를 받아 2022년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레일이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사업시행자와 코레일 간 특수목적 사업법인(SPC)을 별도로 설립했다. 이 법인 주체로 조만간 사전협상 제안서를 제출한다”며 “제안서가 접수되면 협상에 들어간다. 사전협상에서는 건축계획, 공공기여계획, 교통량, 환경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는다. 완료된 협상을 기준으로 지구단위계획 수립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인 철도시설 부지 약 20만㎡는 연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사업시행자 공모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25년 공사 착공이 목표로, 코레일은 연말 이후 민간 사업시행자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상암·수색 지역의 광역 중심기능을 확충하고 DMC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업무공간과 문화관광시설 및 상업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철길로 오랜 기간 단절된 상암과 수색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입체적 보행로를 조성하고 차로를 신설한다. 환승이 불편한 경의선과 공항철도 DMC역사는 철도 상부를 통해 연결하여 환승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개발계획(안)]


◆"대장아파트는 증산2구역"
이번 역세권 개발 계획 발표로 큰 호재를 누릴 곳은 수색증산 뉴타운이다. 수색증산 뉴타운은 2008년 재정비촉진계획이 수립될 때 21개 구역이었다. 이후 경기침체로 개발이 연기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4개 구역이 뉴타운에서 해제됐다. 증산4구역은 오는 20일 해제가 고시될 예정이다.

수색증산 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수색4구역으로 2017년 6월 분양한 ‘DMC 롯데캐슬더퍼스트’다. 이어 수색9구역(DMC SK뷰)이 작년 말 분양했다. 두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각각 37대1, 91.62대1로 흥행에 성공했다.

증산2구역은 올해 연말로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치 않다. 조합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가 개편안을 발표해서 분양이 조금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색6구역은 내년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고, 수색 7구역은 다음주부터 철거를 시작한다. 수색13구역은 아직 일반 분양 날짜를 잡지 못했다. 증산5구역은 올해 하반기 관리처분총회를 열 방침이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들은 증산2구역이 대장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DMC역을 먼저 개발하니 가장 호재를 입는 곳은 DMC역에서 가까운 증산 2구역과 DMC 인근 북가좌 6구역 혹은 수색9구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9·13 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았지만 4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역세권이 발표된 만큼 개발 문의가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은평구 수색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6월 3.3㎡당 1475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올라 작년 9월 1600만원대를 넘었다. 9월 이후 3.3㎡당 1665만원 수준을 지속 유지하다가 올해 4월 1700만원대를 뚫었다.

다만, 호가는 빠지는 추세다. 증산2구역 입주권은 작년에 웃돈이 5억원 넘게 형성됐으나 올해 들어 거래가 끊겼다. 24평은 4억원 중반대. 34평대는 5억원 선에서 웃돈이 붙었다.

◆증산1구역·상암 롯데몰 등 과제 많아
일대 주민들은 이번 발표대로 2022년에 착공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역 주민은 “역세권 개발은 10년도 전에 나온 얘기지만 수색4구역이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개발이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며 “2022년 착공 전에 설계도 하고 인허가도 받아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계획이 계속 늦춰지니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롯데몰도 진행이 더뎌 서북권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증산1구역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증산2구역 바로 앞에 있는 증산1구역은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DMC역 바로 인근에 있는 역세권이지만 뉴타운에서 해제된 뒤 미관이 안 좋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증산1구역에는 택시회사, 가건물, 주유소 등 분위기 자체가 어수선하다”며 “사실상 랜드마크 자리인데 미관상 흉물이어서 증산2구역이 빛을 발할 것 같다.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역세권 개발 자체는 부동산 시장에 주는 효과가 상당하다”며 “인근 지역의 상권이 발달할 뿐만 아니라 역 인근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가 유입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색 증산의 재개발, 토지, 상가 등 다양한 매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해당 지역은 워낙 저평가됐던 곳이기 때문에 향후 분양에 나설 아파트들의 인기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건 시기적으로 왜 지금 개발안을 내놓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와 정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 가격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대규모 개발 계획을 내놓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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