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일부러 정상회담 개최 확정을 지연시킨 것으로,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의 의도적 전술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중국 국영중앙(CC)TV,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응해 전화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 때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중 관계 발전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기 원하는 것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가 막 시작됐고, 미국 경제가 매우 취약해진 데 대해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클레어 리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차관보는 SCMP를 통해 중국 관영언론의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 보도 내용을 보면 “의도적으로 중립적 언어를 구사해 시진핑 주석이 무역전쟁 휴전 협정에 너무 목메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에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선심 쓰듯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게 해서 미국이 약세에 놓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에 걸쳐 여러 차례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 동안 중국 측이 침묵했던 것도 "정상회담 확정을 지연시키기 위한 고전적인 중국의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개최 확인을 미뤄왔던 중국이 향후 정상회담 요청에 응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중국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정상회의를 하면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찬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회동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주요 의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반도 문제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무역분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달 초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중국도 60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G20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양국간 무역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또 시진핑 주석이 20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하는만큼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재개 같은 한반도 문제 해법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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