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전국민 건강보험제도 30주년과 보장성 강화 정책 실시 2주년을 맞아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결과를 직접 공개했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총 4일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를 한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인 82.3%가 국내 건강보험제도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매우 향상됐다는 답변이 26.9%, 대체로 향상됐다고 답한 비율이 55.5%였다. 전체 연령대에서 향상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70% 이상이었고, 50대에서 90%로 가장 높았다. 60대 87.4%, 70대 이상이 85.2%로 그 뒤를 이었다. 악화됐다는 답변은 3.5%였다.
2017년 8월부터 시작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도 국민 절반 이상인 53.9%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못하고 있다고 답변한 부정평가는 11.5%로 나타났다.
보장성 강화 정책 중 가장 잘한 것으로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CT(컴퓨터단층촬영),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이 1위로 꼽혔다. 65세 이상 임플란트와 틀니 본인부담 경감이 11.5%로 2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이다. 국민 56.6%는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의료혜택 범위를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고 답변했다. 정부가 건강보험‧보건의료 분야 지출을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는 답변도 45.7%에 달했다.
그러나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답한 국민은 2.8%에 불과했다. 재정 운영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더 꼼꼼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30조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계획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의료계 등 전문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급속한 노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변화, 의료소비 패턴 등 변수로 인해 예측이 어렵고,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큰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시한 건보공단의 지난해 재무결산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은 지난해 적자폭이 약 3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단은 적자폭을 1조2000억원으로 계획했으나, 2조원의 차이가 생겼다.
김용익 이사장은 “실제 보장성 강화로 지출이 늘어나고, 저소득층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는 재난적의료비 제도와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먼저 지급하는 선지급 제도 등으로 인해 부채가 늘었다”며 “공단이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계획한 대로 지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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