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에 국내산 쌀 5만톤 보낸다…"WFP 통해 부담덜고, 모니터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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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6-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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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FP 대북 인도적 지원 요청에 2017년산 국내산 쌀 5만톤 지원

  • 남북협력기금 등 1300억원 투입…분배 투명성 강화할 것

  • 국내 쌀 시장에는 영향 적을 듯

2016년 북한의 한 세계식량계획(WFP) 지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식량을 쌓고 있다.[사진제공=WFP]



정부가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국내산 쌀 5만톤을 지원하기로 19일 결정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해 그간 세계식량계획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WFP를 통해 지원되는 식량이 북한 주민에게 최대한 신속히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 쌀 지원은 2010년 북한 수해긴급구호를 위해 지원한 5000톤 이후 9년 만에 이뤄지는 조치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WFP와의 협의, 남북협력기금 예산, 과거 사례, 북한의 식량 부족분, 국내 쌀 수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규모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지원으로 북한 식량난을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의 식량사정 완화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WFP는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보고서' 공동발표를 통해 "북한은 10년 내 최악의 수확 여파로 1000만명 이상 주민들이 식량이 부족하며, 올해 136만톤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 270억원, 양곡관리특별회계 1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김 장관은 "국제산 쌀 가격과 국내산 쌀 가격은 약 5배 정도 차이가 난다"면서 "차액은 양곡관리특별회계에서 가격보존 방식으로 지출되는데 5만톤의 경우 1000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번 지원이 2017년 국내산 재고 쌀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농민들에게도, 또 인도적 차원의 동포애 향상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쌀 재고는 118만톤(지난 5월말 기준)으로 1만톤당 약 37억원의 관리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이 북한 군사전략 물자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분배투명성 방안도 확보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통일부는 "WFP가 북한에서 장기간 구축해 온 분배·모니터링 시스템(No access–No food)에 따라 모니터링 요원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만 지원 물품을 분배한다"면서 "북한에 상주하는 요원이 항구, 철도, 수혜 기관, 식량배급소 등 현장에 방문해지원 물품이 북한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수혜자에게 전달되는 시점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관 중인 조곡(벼)을 보관기간이 짧은 정곡(쌀) 형태로 가공 지원하고, 지원 식량의 포대에 '대한민국'을 명기하는 등 전용 우려를 최소화 했다"면서 "저장기간이 최장 6개월 내외(하절기 3개월)인 만큼 장기간 저장이 필요한 군량미 등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해 식량지원이 최대한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남한 항구에서 WFP가 쌀을 인계해 북한에 운송을 주도하는 방식(FOB)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향후 대북 추가 식량지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도 검토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인도적 지원은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제재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미간에도 심각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동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지원으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도 미미하다고 봤다. 통일부는 "대북 지원용 쌀은 정부가 보유중인 비축미를 활용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쌀값은 당해연도 국내산의 작황, 수급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인 만큼 과거에도 대북 지원에 따른 쌀값 변동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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