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민관합동 5G+ 전략위원회’를 마친 뒤 푹(Pooq)과 옥수수 통합 법인 OTT의 해외업체 제휴 가능성을 내비쳤다. 통합 법인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LTE 시절부터 동영상의 중요성을 절감한 SK텔레콤은 미디어 강화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LTE로도 동영상 시청이 쉬운 상황에서 독보적인 콘텐츠 플랫폼이 절실하다. 업계에서는 “LTE의 이점을 유튜브가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넷플릭스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적극적인 현지화 정책으로 가입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월 말 기준 국내 PC와 모바일 앱 순 방문자 240만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79만9000명의 3배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전세계 가입자는 1억4000만명이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통합법인 서비스를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만들어 한류 콘텐츠 해외 진출을 선도하겠다고 다짐했다. 푹은 KBS∙MBC∙SBS가 공동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운영하는만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합칠 경우 한류 콘텐츠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제작경험과 콘텐츠 사업 경력을 두루 갖춘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며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4월 콘텐츠연합플랫폼에 900억49만2828원을 유상증자했다.
통합 법인의 해외 진출 방식은 플랫폼 안에 디즈니 플러스를 입점시키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디즈니와 통합 법인의 아시아시장 동반 공략은 물론 미국시장 역진출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애플도 애플TV플러스를 통해 자체 제작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박 사장의 협업 발언은 정부에 빠르고 긍정적인 결론을 촉구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사장도 토종 플랫폼의 넷플릭스 대응 취지에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해외 진출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박 사장도 5G 상용화 이전부터 해외진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사장이 푹+옥수수로 아시아의 넷플릭스를 만들겠다는 것은 SKT의 해외진출의 중요한 결과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SK그룹 주요 보직을 거친 핵심 인물이다. 공정위의 합병 승인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자와의 협업 추진은 박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을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연내 이뤄지기를 바라는 중간지주사 전환과 함께 박 사장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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