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 기대한 금리인하 신호도 있었다. 2분기 성장률 부진 전망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거론한 것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필리핀 중앙은행은 이날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인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1.75%포인트씩 올렸다. 덕분에 통화 가치를 떠받치고, 신흥시장의 전반적인 불안 속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연준은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로 되돌릴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4차례 올렸던 연준은 올 들어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했고, 최근 들어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더 강력한 금리인하 신호를 보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인상이 확실하다고 본다.
크리스탈 탠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싱가포르 주재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 둘 다 뚜렷하게 통화완화 쪽으로 기울었다"며 이들은 지난해 연준의 매파(강경파) 성향(인도네시아)과 고인플레이션(필리핀) 때문에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두 요인이 소멸되면서 성장세를 떠받치기 위해 조기 금리인상분을 해소할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인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이유로 경제 성장을 북돋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 느슨한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렸고,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 4일 2016년 8월 이후 첫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떨어뜨렸다. 호주 중앙은행은 당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통화부양을 추진해온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BOJ는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면서 단기 국채 금리는 -0.1%, 장기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하는 장단기 금리 조작도 지속하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규모 자산을 매입하는 프로그램도 계속 실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완화 조치로 물가안정 목표인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BOJ가 머잖아 통화부양 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본다. BOJ가 국내 경기를 낙관하면서도 미·중 무역마찰 등 해외 변수를 둘러싼 하방위험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BOJ는 이날 낸 성명에서도 미·중 갈등과 맞물린 보호주의 흐름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동향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8→10%)이 전처럼 경기침체를 불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구로다 BOJ 총재도 추가 부양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해외 경제를 둘러싼 하방위험이 커 보인다"며 "물가안정 실현을 향한 기세가 손상되면 주저없이 추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터뷰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 인하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 인하 △본원통화 증액 △자산 매입 확대를 추가 부양 선택지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7~12일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결과,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BOJ도 6개월 안에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본 이가 60%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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