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영공에서 미군의 정찰용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쿠흐모바라크 지방의 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미군 드론은 식별 장치를 모두 끄고 처음부터 비밀리에 비행했다"라며 "이는 국제적 항공법에 위반된다"라고 지적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국경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바라진 않지만, 조국 방어를 위해 완전 준비태세를 갖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란의 국경을 침범하는 모든 행위를 규탄한다"라며 "이같은 도발적인 불법행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즉각 피격 사실을 부인하며 반박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드론이 이란 영공에 있었다는 이란 측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의) 국제공역을 정찰하는 미군 자산을 이유없이 공격했다"라고 비난했다.
미군 드론이 이날 이란 영공을 침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한 달 새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오만해에서 두 차례 발생한 유조선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지목한 이후 양국간 군사력이 직접 충돌한 것인만큼 중동에서 군사 충돌 위기도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드론 격추 소식에 이날 국제 유가도 3%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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