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마다 열리는 기업간담회...베트남 경제부총리, 한국기업 유치 '총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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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6-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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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부총리, 4대 기업 총수 연이어 만나..."대규모 인프라 투자 절실하다"

  • 작년 베트남 FDI총액 첫 감소, 중국투자 불어나지만 한국 FDI는 정체

브엉 띠엉 후에 베트남 부총리(가운데)가 2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경제부총리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브엉 띠엉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베트남 각 경제관련 부처 차관, 중앙은행 부총재, 국영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베트남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19일부터 4박5일 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브엉 띠엉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회담을 포함해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의 각 주요기업 총수들을 연이어 만나고 있다.

19일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을 만났으며 20일에는 효성 조현준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을 연속해서 만났다. 베트남 경제대표단은 삼성전자 베트남을 포함한 롯데, 한화, SK 등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주요 기업을 모두 만난다는 계획이다.

반나절 마다 지속해서 열리고 있는 간담회에서 관통하는 키워드는 한국기업의 투자유치 노력이다. 브엉 띠엉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는 각 간담회 마다 “4차산업 혁명 준비를 위해서는 한국기업의 투자와 협력이 절실하다”며 “한국기업의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한다. 특히 첨단산업과 인프라 부분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한국-베트남 경제부총리 회담이 있었던 지난 21일에는 더 많은 한국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 경제대표단은 오전 일정을 쪼개 기업간담회를 아침 8시에 잡았을 정도다.

최근 베트남 FDI(외국인직접투자) 유치액의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급격히 증가하던 베트남에 대한 해외직접투자가 지난 2017년 358억8000만 달러(약 41조 7400억원)에서 2018년 354억6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상황이 낫다는 것이 기획투자부 수치와 각종 보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지만 특히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단행되지 않고 있다. 올해 주요 FDI 유입액은 부동산 투자에만 집중되고 있으며 미·중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공장들의 대거 이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현지매체인 VN이코노믹스는 최근 중국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베트남이 웃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고 중국으로부터의 부분별한 투자를 제한해야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보도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과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투자와 아세안 지역에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값싼 노동력과 중국과 비즈니스 문화가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어 중국기업이 베트남을 선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베트남 정부 또한 이 같은 중국의 투자확대를 달가워하지는 않는 눈치다. 중국의 대 베트남 투자가 주로 베트남 정부가 유치하려는 인프라 또는 하이테크 산업이 아니라 주로 인건비를 이용한 경공업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제 전반의 수준이 질적으로 올라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공항, 물류, 교통 등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 2017년, 일본의 호치민 지하철1호선 투자와 올해 호주의 대규모 에너지신산업 투자이외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베트남에 최대 투자를 단행한 베트남 삼성전자는 제3공장 증설을 일치감치 인도로 눈을 돌렸다. SK, 한화도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지만 인프라 투자가 아닌 지분투자다. 효성도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13억 달러 투자를 제고하고 있지만 아직 투자가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엉 띠엉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연일 강행군을 펼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는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베트남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사령탑으로써 그만큼 FDI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의 방증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매년 FDI와 관련한 중앙정부 정책회의를 개최할 만큼 해외투자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지난 2월에도 경제부총리 주제로 해외투자를 점검하는 중앙회의를 개최했다. FDI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목도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인프라 투자에 관련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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