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앞으로 나오는 경제 전망과 정보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것"이라며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9일 FOMC 후 기자회견에서와 동일한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오늘 통화정책에 관해 말한 것은 내가 (지난주) 보낸 메시지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날 "통화 정책이 개별 데이터나 단기 심리 변화에 과잉반응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향후 전망에 더 큰 불확실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며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을 견제했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의 근거를 거듭 밝혔지만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같은 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7월에 0.5%포인트 금리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불러드 총재는 지난주 FOMC에서 금리동결에 반대하고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0.5%포인트 인하는 과도해 보인다. 나는 현재 상황이 그 정도를 요구한다고 보지 않는다. 0.25%포인트 인하가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이 나온 뒤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내달 0.5%포인트 금리인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70%로,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0%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또 이날 연준의 정치적인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맞섰다.
그는 "연준은 단기적인 정치 압력으로부터 영향받지 않는다"면서 "통화정책이 정치적 이익에 휘둘리면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의회가 규정해놨다. 이것은 종종 '독립성'이라고 부른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연준의 통화정책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통화 부양책을 요구해왔다. 하루 전에도 그는 트위터로 "연준이 똑바로 했다면 어떤 상황이 됐을지 생각해보라"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할 때 그들(연준)은 고집 센 아이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망쳐버렸다!"면서 연준의 6월 금리동결을 비난하기도 했다.
연준의 다음 FOMC는 7월 30~31일이다. 연준은 경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은 무역전쟁의 여파를 가늠하기 위해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에서 교착 상태에 있는 미·중 무역협상이 새로운 돌파구가 나올지 주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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