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으로 된 막으로, 위쪽은 가슴(심장‧폐), 아래쪽은 배(소화기계 장기)로 구분한다.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이란 횡격막에 선천적으로 구멍이 나는 질환이다. 배 속 장기가 횡격막 구멍을 통해 밀려 올라와 가슴안의 심장과 폐를 압박하면 폐가 제대로 펴지지 않아 호흡곤란이 오고 심장기능 또한 떨어진다.
미국소아외과학회지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왼쪽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갖고 태어나 생존한 미숙아 중 가장 작은 아이의 체중은 960g으로 알려져 있다.
호삼이는 출생 직후 숨을 쉬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소생 후 시행한 검사에서 산전 초음파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왼쪽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확인하고 집중치료를 위해 곧바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보통은 산전 검사에서 태아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이 확인되면, 최대한 엄마 뱃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고 36주 이상이 됐을 때 출산한다. 출생 후 신생아는 심한 호흡부전으로 인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요법) 치료가 필요하며, 구멍 난 횡격막 사이를 통해 올라간 소화기 장기를 배 속으로 내리고 구멍을 막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미숙아, 특히 1kg 미만의 초미숙아의 경우 혈관이 너무 얇아 주사 바늘(카테터)을 넣을 수 없어 에크모 치료조차도 불가능해 생존확률이 희박하다. 때문에 미숙아 집중치료에서도 가장 고난도 치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미숙아인 호삼이도 에크모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팀은 지금까지의 치료 노하우를 최대로 활용해 수시로 상태를 관찰하면서 전문적인 인공호흡기 치료를 진행해 적절한 산소 농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심 정맥관을 통해 주사 영양제를 투여했을 때 주사 영양제를 해독하기 위해 간의 부담이 커지면서 담즙정체가 일어났고, 장폐색이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호삼이는 이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태어난 지 40일이 되던 5월 20일 체중 1530g을 됐을 때 남궁정만 소아외과 교수가 구멍 난 횡격막을 막는 수술을 시행했다.
그 후 출생 47일째에 인공호흡기를 빼고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입으로 모유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체중 2.4kg이 되자 지난 25일 퇴원했다.
호삼이 어머니 정향선씨(38세)는 “셋째 아이가 생겨 가족 모두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사를 오가는 아이를 보고 너무 절망했었다”며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이렇게 아이가 건강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하고, 의료진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호삼이 주치의인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호삼이를 위해 다른 병원 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고, 이러한 노력들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현대 의학기술로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의료진이 힘을 합쳐 가능하게 바꾼 것이 큰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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