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서울 고속터미널 반포시네마(현 메가박스 센트럴)에서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을 처음 봤다. 지금이야 ‘알라딘’ 등 3D 어린이 영화가 흔하지만,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가 대세였던 그 시절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은 13세 소녀의 눈에는 충격 그 자체였다.
세대를 거슬러 2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유니버셜스튜디오가 제작한 ‘쥬라기 시리즈’ 영화 속 오리지널 공룡들이 드디어 한국을 찾았다.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을 거쳐 아시아 최초로 ‘쥬라기 월드 특별전(JURASSIC WORLD THE EXHIBITION)’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상륙한 것이다.
26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1층에 마련된 특별전 입구에 들어설 때만 해도 이미 소녀가 아니었기에 큰 기대가 없었다.
‘어랏, 근데 뭐가 이렇게 갑자기 설레지?’ 하얀색의 ‘페리’처럼 꾸며진 방에 들어서자 갑자기 가슴이 콩닥 거렸다. 쥬라기 월드 영화 속 가상의 공룡 거주지인 ‘누블라 섬(Nubla Island)’으로 향하는 페리에 탑승한 듯, 선장의 안내멘트가 나오면서부터다.
페리의 문이 열리자, 익숙한 쥬라기 월드 입간판과 거대한 밀림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브라키오사우루스’가 기다란 목을 쭉 빼고 얼굴을 들이민다. 반대편에는 ‘파라사우롤로푸스’가 오리 주둥이를 닮은 독특한 볏을 한채 숲 속에서 숨어있다. 마치 실제 누블라 섬에 들어온 듯하다. 한켠에는 슬라임 형태로 제작된 공룡 배설물(똥)을 만지는 체험도 가능하다.
잠시 뒤 어린 아이들이 괴성을 지를 게 뻔한 최고 인기 캐릭터 ‘티라노사우루스’를 만났다. 펜스 뒤에서 거대한 몸을 흔들며 포효하는 놈을 한참 보고 있자니, 저절로 몸이 얼어붙었다. 쥬라기 월드에서 가장 빠르고 똑똑한 공룡인 ‘벨로시 랩터’도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도 직접 만날 수 있다. 어쩐지 갑자기 달려들 것만 같아 걸음이 빨라졌다.
이번 특별전은 실면적 600평 규모에 6미터 높이 공룡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반도체 공학 기술 기반의 대형 로봇공룡 7점은, 최첨단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애니메이션+일렉트로닉스, 로봇공룡)’를 활용해 단순 전시인형이 아닌 실제 살아움직이는 생생함을 실현했다.
단순한 관람과 재미를 넘어 과학과 교육이 접목된 체험도 가능하다. 영화 속 실험실을 그대로 재현해 모기에서 공룡 DNA를 추출한 호박부터 인큐베이터 속 아기공룡 관람, 부화된 공룡 직접 만지기, 나만의 공룡 사진 만들기도 가능하다. 이날 랩터를 선택, 나만의 파란색 줄무늬 공룡을 만들어 이메일로 사진을 전송받았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키즈맘들에게도 즐거운 ‘쥬라기 월드 굿즈샵&카페’를 오픈했다.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전달한다. 특히 까페는 지난 해 일본 도쿄 오사카에서 크게 인기를 끈 ‘떠먹는 화석 케이크’, ‘공룡 카페 라떼’, ‘지층 케이크’, ‘볼케이노 카레’, ‘공룡 쿠키’ 등을 맛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전시회를 28일부터 1년간 진행, 100만명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마련해 집객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김영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장은 “지난해부터 코코몽&정글대탐험 키즈공간을 마련해 신규 고객을 30% 유치했고 유아동 부문 매출도 두자릿수 늘었다”면서 “김포공항점의 연 평균 방문객 3000만명 중 30~40대 고객이 47%에 달하는 만큼,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찾는 가족단위 고객이 늘어나는 한편 그에 따른 매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쥬라기 월드 특별전 티켓 가격은 성인 2만5000원, 청소년 2만3000원, 어린이 2만1000원이다. 가족패키지 3인(성인2명+어린이1명)은 6만원, 가족패키지 4인(성인 2명+어린이 2명)은 7만4000원이다. 11번가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3시간 무료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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