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측은 일본에 “양국이 오랜 경쟁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안보 관계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일본은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 사태로 인해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중국이 일본에 손을 내민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양국 밀착에 속도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전직 외교관이자 중국전문가인 가모 도모키 게이오대학 중국문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본래 이웃국가와 안보 관계에 대해 논의하기를 꺼려왔지만 미국과 중국간 관계 긴장감이 고조될 수록 전세계에서 더 많은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일본 관측통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는 양측이 안보 분야에서 얼마나 밀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도 SCMP는 전했다.
일단, 지난해에도 중국은 ‘새로운 안보관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못했으며, 일본도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중·일 문제 전문가인 교도도시샤 대학의 무라카미 마사토시 교수는 “양측이 밀착한다면, 이는 전략적인 것이 아닌 전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양국이 당장은 경제·안보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장기적 필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협력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일본은 여전히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무라카미 교수는 “일본은 중국의 ‘야망’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특히 남중국해에서 군사 거점화를 강화하는 중국을 매우 위협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26일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는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전개했다. 영해 경비 업무를 하는 해상보안청이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자위대와 훈련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카하라 아키오 도쿄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일본과 안보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이 급작스러운 입장변화를 반복하는 점도 중국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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