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진짜 민주주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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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06-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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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민주주의라는 말을 좋아한다. 민주주의라는 말의 근원을 풀어보면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주체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구성원의 존중과 절차의 합리성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민주적이라는 말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 때문에 민주적이라는 말은 일견 정의로워 보이고 긍정적인 의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인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나 정치권에서도 독재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으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민주주의를 가장 강조하는 정치권에서는 그다지 민주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 다양한 구성원과 각 정당은 자신의 주장을 힘으로 관철시키기에 바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4월부터 이어져온 패스트트랙 정국이다. 발의된 안건의 신속처리를 위한 제도라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적인 과정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민생과 국민을 위한 효율적인 방식의 추진도 필요하다. 패스트트랙이라는 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절차를 진행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민주적인 과정을 지켜야 할 필요는 있다. 국회는 이 과정에서 힘의 논리를 앞세우다 보니 많은 무리수와 함께 추태를 보여줬다.

첫 단추부터 잘못된 패스트트랙 정국은 야당의 장외투쟁을 낳았고, 각 상임위와 특위의 파행을 이끌었다. 그리고 국회의 파행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파행의 근본적인 이유는 구성원의 동의가 없는 부분에서 힘의 정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발의하려는 법안의 명분은 차치하고서라도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는 국회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의 일처리였다.

정치권은 정당을 중심으로 한 집단의 이해관계가 움직이기 때문에 의사를 바꾸기엔 무거운 측면이 있다. 그 때문에 장기간 국회가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국회가 좀 더 빠르게 정상화되려면 선택권은 두 가지뿐이다. 완전히 상대방을 무시하고 일방독주로 종결시키는 것과, 아니면 완전히 민주적인 형태로 의결을 완료시키는 방법뿐이다.

석 달 가까이 접어든 국회의 파행 정국에서 모두가 수긍하는 진짜 민주주의는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 불참...80일 만에 열린 국회 본회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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