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재판부, “‘임종헌 USB’ 수집과정 위법하다는 주장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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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종 인턴기자
입력 2019-06-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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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측, “피의자 임종헌 참여권 보장도 안 돼”...법원, 실질적 보장되지 않았다 보기 어려워

사법농단 관련자들 재판의 핵심 증거였던 ‘임종헌 USB’의 수집과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 측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2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64)‧박병대(61) 전 대법관에 대한 10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들에게 제시할 문건의 증거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를 밟았다.

문건 중 증거로 제출된 ‘임종헌 USB’ 출력물의 증거능력 여부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위법 수집 증거에 USB는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영장 집행 전 검사가 임 전 차장에게 영장을 제시했고, 임 전 차장도 내용을 검토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영장에는 외부 저장장치에 저장된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된 자료라는 단어가 압수할 문건으로 기재돼있으며, 압수한 8635개 파일은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할 물건이 임 전 차장 진술에 따라 임 전 차장의 사무실에 있는 것으로 확인 되기 때문에 사무실은 영장에 따른 수색장소에 해당한다”고 전한 뒤 “조서에 마치 김백준의 주거지에서 집행한 걸로 기재돼있지만, 단순한 실수와 오기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 전 차장과 변호인의 참여권도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21일과 25일 2차례 임 전 차장의 자택과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주거지 PC에 USB 접속 흔적이 나와, 임 전 차장은 사무실에 USB가 있다고 진술했으며, 검찰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지난 기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에 ‘증거인멸의 정황이 있다’는 말에 근거가 없다는 등 압수수색 과정이 위법하다는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외장하드를 복제한 USB를 사무실 사무원의 파우치에 보관하게 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임 전 차장 역시 본인 재판에서 USB 출력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으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은 압수수색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며 증거로 채택했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1회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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