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따르면 김민혁 예보 연구센터 박사와 박진우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령화가 금융기관의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예보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연구자는 2003~2017년까지 은행과 저축은행,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증권사의 자료를 이용해 인구 고령화가 각 금융사의 부보예금, 수익성, 경영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업권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자는 "은행의 경우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노동력 및 투자 감소가 초래되고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면서 기본적인 자금중개 기능이 취약해져 가는 것이 원인"이라며 "ROA 하락뿐 아니라 이자부문 경영성과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은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연구자는 "보험업의 경우는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보험 수요가 정체되고 이자 역마진이 원인"이라며 "증권업은 브로커리지영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특성상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회피성향이 본격화돼 주식 등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경향이 커지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분석 결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영위험이 손보사가 타 업권에 비해 높았다. 손보사는 Z-Score로 측정된 부실위험이 증가하고 ROA 변동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Score는 부도거리를 의미하는 경영위험지표로, 부실위험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다. Z-Score 값이 커질수록 경영위험도가 낮아지고 Z-Score 값이 작아질수록 경영위험도가 높아진다.
두 연구자는 "손보사의 경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수입보험료의 감소 및 수익성 악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생보사와는 대조적으로 부실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손보사가 생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보험상품의 비중이 높고 자산운용에 있어서도 단기자산운용 비중이 높아 시장여건에 따른 이익의 변동성이 크다"며 "또한 생보사에 비해 자산규모 등이 작은데 따른 이익충격 흡수 여력이 낮은 것도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