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기존 감산 합의를 6~9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관리들도 다른 OPEC 회원국들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감산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앰리타 센 공동 설립자 겸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는 FT에 "러시아와 사우디의 합의는 OPEC+ 총회의 결과를 거의 보장한다"며 수요 감소 공포만 누그러지면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은 7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갖고 향후 산유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이 동참하는 OPEC+ 총회가 열린다.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OPEC+의 감산 합의 연장에 지지를 표했고, 며칠 뒤 열린 총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의 감산 합의가 이뤄졌다.
OPEC+의 감산 합의는 그동안 미국의 셰일원유 증산, 경기감속과 원유 수요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급락세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배럴당 52달러 선이던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올해 4월 말 75달러 수준으로 반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서 비롯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도 공급 불안을 야기하며 국제유가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5월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해지면서 불거진 수요둔화 우려가 이를 상쇄하며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60달러 초중반 대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OPEC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감산 합의 연장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나라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이란은 OPEC 주도권을 다투는 '숙적' 사우디가 총회에 앞서 러시아와 감산 합의 연장을 추진한 걸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OPEC+가 감산 합의를 연장해도 미국의 새 송유관이 국제시장에0 셰일원유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근월물 선물가격은 지난 28일 배럴당 64.74달러로 올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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