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면서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무성 누가 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그러나 두어명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노이 노딜' 책임론에 따라 북한의 대미 협상팀이 대폭 개편된 것은 이날 북미 정상의 회동 영상에서도 확인됐다. 하노이 협상을 이끌었던 김 부위원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포착되면서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새 카운터파트가 최근 위상이 크게 높아진 최 제1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으로부터 교체 요구를 받아온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대북 협상 총책이라는 지위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상을 하겠다며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남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우리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했다. 나는 이에 대해 매우 들떠 있다"며 "이는 북한과 미국, 전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도박'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도박이) 통했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합의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였는가'라는 "대화의 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맡겨두겠다"며 확답을 삼가면서도 "김 위원장이 뭔가 매우 중요한 것에 대해 진짜 해결하길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전했고, 나는 김 위원장도 그러한 견해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했다. 또 대북 제재 유지 정책도 그대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합의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어떠한 길로 가게 될지를 알지 못하지만 1년 전에 있던 지점보다는 멀리 와 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역사에 남을 일을 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DMZ 방문을 동행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싱가포르에서 양국이 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내 북한 카운터파트와 함께 노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합의사항 이행 작업이 이날로써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데 헌신하고 있다"며 "비핵화에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R) 결의 이행에 계속 굳건해야 한다"며 제재 유지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