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는 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매출 1조3209억원, 영업이익 59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19.5%, 60.4%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466억원 흑자에서 11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라는 그동안 수주잔고 감소세가 이어져왔다. 지난 2011년 4조700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에는 2조원대로 수주잔고가 반토막났다.
2014년 2조원 규모 시흥 배곧신도시 개발사업을 수주하며 반등했지만 2015년 1조568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 후 2016년 1조2260억원, 2017년 8190억원으로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렸다.
지난 몇 년간 수주잔고가 줄어든 데 대해 업계에서는 한라의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주택부문에 의존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라는 지난해 5216만달러를 수주한 이후 해외 매출액이 전무할 정도로 국내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치중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도 1825억원 규모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신축공사, 723억원짜리 서울 종로 숭인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대오일뱅크 선석 부두 축조공사(851억원) 등 국내 민간부분에서만 수주고를 올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정부가 발표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더불어 상반기부터 공공인프라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SOC예산 증액을 시작으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등이 줄지어 발표한 바 있다.
한라는 정부 SOC예산 확대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9위에 불과하지만 공공 인프라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라는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올해 신규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대비 4000억원 증가한 1조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한라는 그동안 평택항, 목포신항, 울산신항 북항 방파제, 제주 탑동 방파제 등 항만분야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으며, 인천국제공항(계류장A-5), 제주공항 활주로 공사, 공군에서 발주한 크고 작은 활주로 포장공사 등을 수행해왔다.
이 같은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상반기부터 굵직한 공공 프로젝트 시공권을 획득하고 있다.
한라는 최근 2110억원 규모의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축조 공사를 수주했다. 공사는 대우건설, 금호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되며 실시설계 사업자가 시공까지 담당하는 턴키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와 더불어 1787억원 규모의 평택 동부 고속화도로 건설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다. 평택동부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은 한라가 대표사로 참여하고 한진중공업, 한동건설 2개사가 건설출자자로 참여한다.
또한 한라는 시흥의 100만평 소래염전 부지에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한 인근 배곧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바 있는 만큼 도시개발에 대한 역량이 충분할 것이란 것이 업계의 평가다.
2020년 1분기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시흥 개발사업은 5~10년까지 한라의 먹거리가 될 대형 프로젝트이기에 향후 진행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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