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삭제하고 해명을 내놓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아동 모델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 한 유명 아동복 쇼핑몰은 여아용 의류에 '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 토끼의 오후', '그녀 클럽 뜨는 날' 등의 문구를 붙여 판매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외에 인터넷 검색창에서 여아 아동복을 검색하면 성인처럼 꾸민 여아 모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해외 경우는?
해외에서도 미디어를 통해 여성 아동이 성적 대상으로 표현되는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아동을 모델로 하는 광고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한다. 아동을 성 상품화하는 것을 아동 학대로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들에게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뿐더러, 아동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한국 가이드 라인 없어
이처럼 외국에서는 아동 성 상품화 광고에 대해 규제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속옷 모델 관련하여 처벌 규정과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4만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4조는 '당사국은 모든 형태의 성적 착취와 성적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의무를 지며 아동을 외설적인 공연 및 자료에 착취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돼있다. 우리나라도 이 협약의 비준 국가이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너무 예민하게 군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게 왜 논란이 되는 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남자 아이였으면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이다"면서 이번 논란을 페미니즘과 연결시키고 있다.
한편, 배스킨라빈스 광고에 출연했던 아이의 어머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대중들이 이 광고에 대해 보인 일부 반응들이 굉장히 슬펐다. 아이스크림 맛을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했던 광고가 그들에겐 역겹고 무서운 것으로 인식됐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딸이다. 그런 딸을 사람들이 전투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현실이 나를 아프게 한다"며 "베스킨라빈스 광고를 반대하는 대중들은 내 딸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딸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들의 상처되는 말과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