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美 판문점 회동, 사실상 적대관계 종식"…남북경협 추동

文대통령, 판문점 회동 후 첫 국무회의…"북·미 적대관계 종식"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 선순환"…남북 경협 지렛대 활용

트럼프 "만남 고대하지만 서두를 것 없다"…속도조절론 거듭 피력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에 대해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판문점 회동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전협정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고, 미국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 없이 북한 정상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분단의 상징'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판문점 회동에 대해 '사실상의 종전선언'에 준하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앞서 청와대는 하노이 노딜 직전에도 남북의 경우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로 사실상 종전선언과 불가침 선언을 한 것으로 간주했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어질 북·미 대화에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는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5면>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ｍ 거리의 최전방 경계초소(GP)를 방문했다. 한·미 양국 대통령이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며 "양국 대통령이 군복·방탄복이 아닌 양복·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설명했다.

특히 "눈앞에 뻔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 안보에 가져다준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판문점 회동을 향후 남북 경협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 중인 유해발굴 작업에서 발굴된 유품을 참관했고, 대한민국에서 안보·평화의 절박함에 대해 공감했다"며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 진전이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파격적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며 "(이는)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외교 문법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며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필요하다. 저도 포함되지만, 우리 정치에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여야에 '통 큰 양보'를 당부했다.

판문점 회동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그를 다시 보기를 고대한다"면서도 "서두를 게 없다(No rush). 그러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속도 조절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