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홍남기 부총리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기업의 건의와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날 정부에서 홍남기 부총리와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 이억원 경제정책국장, 한훈 정책조정국장 등이, 재계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당면한 경제 현안에 서둘러 변화를 주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혁신 성장에는 파격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박 회장은 이어 "투자와 세제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최저임금 등 기업들이 건의한 내용 상당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며 "대한상의는 대책 관련해서 각 기업에 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확대로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수출, 설비투자, 내수 증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역시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경제활력 보강 △경제체질 개선 △포용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마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기업인들이 느끼는 규제 대부분을 혁파하도록 할 것"이라며 "신성장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인정 범위에 대한 유연성, 수선비에 대한 감가상각 특례 기준을 상향 조정해달라는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5월 대한상의가 정부에 건의한 약 90건의 세법 개정 관련 과제에 대해선 검토 마무리 단계다.
그는 이어 "기업인들의 기대와 달리 가파르게 진행된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무제 관련 목소리가 많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대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정해질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내년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299인 이하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실태조사 중이다. 홍 부총리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보완책과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이날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인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자국산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간담회에 앞서 홍 부총리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복 조치는 국제법에 위반되기에 철회돼야 한다"며 "만약 (수출 규제가) 시행된다면 한국 경제뿐 아니라 일본에도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이 규제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상응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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