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산배분펀드는 오래 묵힐수록 값을 한다. 9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자산배분펀드 수익률은 전날까지 1년 동안 3.28%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3년과 5년 수익률은 저마다 22.81%와 28.68%로 집계됐다.
◆위험성향도 골라서 투자한다
해외자산배분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원자재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 가운데 2개 이상을 담는다. 자산별 투자 비중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변동성이 커지면 위험자산을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을 늘리는 식이다. 물론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거꾸로 대응한다.
진가는 길게 투자해야 알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자산배분펀드는 5년 만에 56.39%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삼성자산운용(35.76%)과 슈로더투자신탁운용(22.91%)은 저마다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내자산배분펀드에 투자했다면 큰 재미를 보기 어려웠다. 평균 수익률이 3%가량밖에 안 됐다. 코스피도 이 기간 3% 가까이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미국 다우지수는 1만6900선에서 2만6800선으로 59% 가까이 뛰었다. 투자처를 국내나 특정자산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전 세계로 넓혀 위험을 분산시켜야 하는 이유다. 물론 이런 전략은 장기투자했을 때 더 잘 먹혔다.
요즘에는 위험성향까지 골라서 맞춤형으로 투자할 수 있다. 미국에서 먼저 인기를 모은 타깃리스크펀드(TRF)가 대표적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얼마 전 '코덱스 TRF'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았다. TRF ETF도 서로 다른 자산을 묶어 포트폴리오를 짜는 자산배분형 상품이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TRF로 위험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조합할 수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분산투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변동성 커질수록 효과적 대응
해외자산배분펀드는 금융시장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며 "전 세계 채권시장도 호조라 해외자산배분펀드에 더욱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만한 변수는 여전히 많다. 미·중 무역분쟁은 전 세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도 미리 점치기가 쉽지 않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다가 금세 잦아들었다. 경제지표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 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거다.
미국과 이란도 중동지역에서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이란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상한(농축도 3.67%)을 넘어서는 우라늄 농축에 나섰다. 미국은 이란에 사상 최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빠져나가는 브렉시트도 문제다. 일정을 늦추기는 했지만 또다시 불씨를 키울 수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3년 이상을 내다보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자산배분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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