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 브랜드 특유의 감성 등으로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 커피가 한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커피 맛부터 전기 콘센트까지 세계적 표준(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지만, 이외에 문화적인 감수성 부분에서는 소비자 욕구를 따라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블루보틀 커피 2호점 삼청점을 찾았다. 이날 정식 개장을 1시간 가량 앞두고 본사 관계자와 취재진 10여 명이 모였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 악화한 감정도 고려했다. 불과 두 달 전 성수점 개장 때만 해도 유자 에이드 일본어 표기 논란이 불거졌다.
예를 들어 유자가 들어간 에이드 음료의 영문 표기는 기존 메뉴판에 (YUZU, NC9OOR)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레몬 유자 피즈(LEMON YUZA FIZZ)’로 바뀌었다.
손현주 블루보틀커피코리아 매니저는 “2호점인 삼청점 개장에 맞춰 유자 에이드의 표기를 모두 교체했다”라며 “앞으로도 국내에서는 이전과 같은 일본식 표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블루보틀 커피는 세계 각국에 단 4곳, 그중에서도 서울 성수 공장에서 로스터링 하는 원두만을 사용한다. 손현주 매니저는 “주기적으로 원두를 추출해 해외로 견본품을 보내고 풍미를 채취한다”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균일한 맛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블루보틀 커피 삼청점도 글로벌 매장과 마찬가지로 와이파이(무선 인터넷)와 전기 콘센트는 제공하지 않는다.
블루보틀 커피 국내 2호점 삼청점이 들어선 자리는 이전 가게가 매출 부진으로 물러난 곳이다. 하지만 외국계 대형 커피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좌우 상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블루보틀 커피의 지방 진출도 점쳐진다. 손 매니저는 “올해는 하반기 강남 3호점 개장까지만 집중하겠다”라면서도 “추후에는 매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입지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블루보틀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블루보틀커피 코리아 본사 관계자는 “인근 국가와 비교하면 일본에 비해 한국은 1호점 개장 소비자 반응이 훨씬 뜨거웠다”며 “이 같은 인기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보틀 커피 코리아는 1호 성수에 이어 2호 삼청점도 일본 스케마타 아키텍트의 조 나가사카가 직접 설계했다. 하얀색 현대적 외관의 3층 구조로 시간대별 변화하는 자연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3층은 붉은 적갈색 바닥 위로 긴 커피 바(bar)를 연출했다. 바 뒤의 유리창으로 경복궁의 고즈넉한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사이폰을 이용한 커피 서비스도 가능하다. 건물 오른쪽에 독립적으로 위치한 별관은 기존 작은 한옥을 공사했다. 별관은 이달 말부터 예약제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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