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유관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하 여성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사업을 분석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12년간 저출산 대책에 126조원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이 0.98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명 이하'(0.98명)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가 실효성 없는 정책을 시행하며 괜한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성연이 '성인지 예산' 관련 연구 용역 중 하나로 '저출산 시대의 일·생활 균형 지원 사업 예산 및 효과성 분석'(조선주 책임연구원·성인지 예산 센터장)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지 예산은 정부 예산의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 모두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국가 재원이 남녀 간 차별 없이 공평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여성연은 여가부로부터 성인지 예산 1억78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관련 용역 연구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여성연은 우선 정부가 2015년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의 예산 구조를 분석, 적절성을 검토한다.
또 계획상의 저출산 관련 과제 중 예산 비중이 가장 높은 맞춤형 돌봄 확대와 교육 개혁(보육사업) 영역에 대한 성인지적 효과를 분석한다.
아울러 계획상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과제로 제시된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 영역에 대한 성인지적 효과도 평가할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그간 저출산 예산 사업이 복지부, 여가부 등 다양한 부처에 흩어져 있었다. 따라서 한 부처 사업만 봐서는 저출산 정책 효과를 분석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고 해서 정책 효과를 기대하는데, 결국 젠더적 관점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성연은 또 '젠더폭력의 현황과 세출 예산 분석' 연구도 수행한다.
해당 연구는 국가 주요 성평등 정책현황과 젠더폭력의 현황과 규모를 분석해 젠더 폭력예방 및 지원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평가하는 게 목적이다.
젠더폭력 예방 및 지원 정책의 세출 예산 규모를 분석,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국가 재정투자계획을 수립할 시 예산 조정 방안에 대해 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여성연은 세 번째 연구과제인 '성인지 예산 제도의 성과관리시스템 구축방안' 연구를 한국재정학회와 공동 컨소시엄으로 진행한다.
여성연과 한국재정학회는 성인지 예산 제도 운영에 대한 평가 및 성과관리의 중요성을 도출하고, 성인지 예산 제도와 정부의 유사 성과관리제도를 비교·분석한다. 또한 성인지 예산 제도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관리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성연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토대로 내달부터 연말까지 총 네 차례 포럼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포럼 주제는 △활동가가 본 성인지 예산 제도의 성과 및 과제 △재정사업 성과관리제도와 성인지 예산 제도 △성인지 예산 제도 성과관리시스템 구축방안 △성인지 예산 제도 성과관리 및 발전을 위한 공무원 및 국회, 전문가 조사 결과 및 발전방안 등으로 자세한 운영내용에 대해 여가부와 협의 중이다.
조 센터장은 "성평등과 국가재정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포럼운영단도 꾸릴 것"이라며 "포럼 내용과 연구 수행에 자문해줄 포럼운영단 구성원들에 대한 위촉 절차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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