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크] 'AI' 포기는 진화를 포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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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7-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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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인공지능(AI)은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조언했다.

손 회장은 1999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손 회장의 조언을 받아들인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초고속 인터넷은 인류의 생활 방식을 바꿀 정도로 파급력이 큰 도구였다. 한국의 높은 IT 인프라 보급률은 시장 규모가 작은 단점을 뛰어넘고 전 세계 IT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베드(시험 무대)로 활용하게 했다.

인터넷은 역행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다. 손 회장의 통찰이 옳았고 조언은 정확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무엇보다 AI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월드' 강연에서 손 회장은 "하루 8시간 일하는 인간과 24시간 일하고 비약적으로 역량을 높이는 AI는 경쟁이 안 된다"며 "AI의 능력이 진화하게 되면 모든 산업이 재정의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며 "국가도 변해야 한다. AI를 활용한 차량 공유나 온라인 진료도 안되는 사회는 정부가 진화를 포기하고 미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AI를 미래를 바꿀 도구로 여기고 있다.

아직까지 AI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도 그렇다. 올리버 헬위그 스위스 취리히대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딥러닝 AI 기술로 4000년 된 산스크리트어 문헌을 분석한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10~15% 정도 더 정확하다. 헬위그 박사는 "개발한 딥러닝이 매우 잘 작동해서 놀랐다"며 "이 문헌의 원래 형태를 읽는 것은 사람에게도 아주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헬위그 박사가 개발한 딥러닝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내보였다. AI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AI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스스로 놀란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142만년 전 인류가 처음으로 불을 이용했을 때 불의 발생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류는 불을 이용해 음식물을 익혀 먹고 체온을 보존했다. 지금의 AI가 그렇다. 이해하지 못해도 이용해야 한다. 불이 없는 현대 사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AI 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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