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협의 대상 아냐..철회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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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7-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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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공식 협의 아닌 실무 차원에서 설명하는 자리 마련할 생각"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는 협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출규제를 두고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9일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한국과의 협의 대상이 아니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출규제는 "어디까지나 안보를 위해 수출관리의 국내 운용을 재검토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공식 협의 대신 실무 수준에서 일본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당국이 사실 확인을 요구하고 있어 실무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는 방침에 대해선 "한국에 대한 우대 조치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라면서 WTO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 대통령은 하루 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일본 측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 바 있다. 세코 경제상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해석이다. 

또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이 더 확대될 수 있음을 거듭 시사했다. 현재 추가 수출규제 품목으로 거론되는 것은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이다. 그는 "향후 한국 측의 대응에 따라 규제대상 품목이 당연히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수출관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반대로 조금 느슨해질 수도 있다"면서 한국을 압박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수출규제는 한국과 협의 대상이 아니고 철회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어 "한국의 사실 확인 요구에 대해 실무 수준에서 대응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한국과 일본 당국자 간 실무 차원의 만남이 이번 주 중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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