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가 금리인하 전망↓…"물가·고용 강세에 불확실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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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7-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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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금리인하는 득보다 실" 전망도

미국 월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 달 만에 크게 달라졌다.

당초 5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등 곳곳에서 경기둔화 신호가 잡히면서 많은 금융기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7월과 9월 0.25%포인트를 인하를 예상했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도 봤다.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는 9월과 12월로 예상했던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7월과 9월로 앞당겨 전망했다. 바클레이스 역시 7월과 9월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인하폭이 0.75%포인트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분위기가 크게 반전된 모양새다. 6월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물가도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6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상승 전망(기대 인플레이션)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올라갔다. 향후 1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2.7%, 3년 기대치는 0.1%포인트 오른 2.7%였다.

연준은 일반인의 물가상승 기대치가 현재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2000개 증가의 3배에 달하는 22만4000개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은 경기둔화 우려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명분이 약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미국의 지난 6월 실업률은 3.7%로 여전히 완전고용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가고 고용도 견고한 상황을 유지하면서 금리인하는 성급한 조치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의 렉스 너팅 칼럼니스트는 이날 올 상반기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너팅 칼럼니스트 세계 경제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수요 감소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미국의 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으며 금리인하의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헤지펀드인 모건 크릭 캐피털의 마크 유스코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CNBC에 "이달 금리 인하를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면서도 "기준금리는 경기 혼란의 신호가 있을 때만 인하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고용지표 호조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흔히 금리인하를 좋은 일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정말 실수하는 것"이라면서 "금리가 인하된다면 기업 이익과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융시장은 9일부터 사흘간 이어질 파월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 보스턴 연은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10일과 11일엔 각각 하원과 상원에 출석해 통화정책 및 경기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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