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알고리즘·고빈도매매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폐지제도도 손볼 계획이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9일 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밝혔다. 그는 ”시장 감시 기능을 공고히 해 불공정 거래 출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알고리즘 거래에 대한 새로운 감시기준을 마련하고 기업형 불공정거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빈도 매매는 컴퓨터가 짧은 시간에 수많은 주문을 내는 알고리즘 매매의 일종이다. 미국 시타델증권은 지난해 메릴린치를 통해 코스닥에서 수백 개 종목을 초단타 매매해 상당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달 19일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메릴린치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고빈도거래도 하나의 거래 형태로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며 “다만 불공정거래로 악용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해외사례나 연구용역을 통해 감시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10년 만에 유가증권시장 퇴출제도 개선작업에 들어간다. 정 이사장은 “최근 10년 간 현행 매출액 및 시가총액 퇴출 기준에 의해 증시 밖으로 나간 기업은 3건에 불과하다”며 “실질심사에 따른 개선 기간도 줄여 부실기업이 장시간에 시장에 방치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거래소는 △매매체결 서비스 고도화 △ESG 지원기능 강화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규 상품 출시 △BDC 상장 및 상장관리방안 마련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이행 △ 중화권 파생상품 시장 마케팅 강화 등 주요 사업을 하반기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정 이사장은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해선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일본 자금은 13조원으로 일본 자금이 이동해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보복 이슈가 확산될 경우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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