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 세미나에서 "한·일 무역갈등이 국내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은행산업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산건전성 유지, 안정적인 자본력, 꾸준한 자산 성장 등이 은행산업을 지탱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홍택 S&P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팀 상무는 "시중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이 높고 자본적정성도 지난 4년간 꾸준히 유지됐다"며 "최근 리스크가 큰 해외진출 사업을 확대 중이지만 총자산 대비 의미 있는 수준의 자산성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몇 가지 위협요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 상무는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불균형 심화 △낮은 수익성 △새로운 규제변화 등을 향후 위협요인으로 제시한 가운데, 특히 저조한 수익성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개선되긴 했지만 아시아권에서 일본 다음으로 수익성이 저조해 위기 시 손실 흡수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한국 은행들은 이 부분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4년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고 지역은 오히려 떨어져 금융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적절한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채권자 손실 부담 제도(Bail-in)'와 관련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 상무는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선 채권자 손실 부담제도가 도입되고 아시아에서도 논의 중인데, 국내에 도입된다면 우리는 민간은행에 대한 정부지원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볼 것"이라며 "이는 은행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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